어머니는 집 외에도 관심이 있음을보여라
오늘날의 자녀교육에 치맛바람이 불고 있다. 과연 어머니가 자녀교육에 아버지보다 그토록 더 적절한 존재나 하는 것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아꾸다가와 (芥川龍之介)는 『난장이 어록』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가 자녀들에게 갖는 사랑에는 이기심이 없다.그러나 이기심이 없는 사랑이 꼭 자녀의 양육에 적합한 것은아니다.이러한 사랑이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은 자녀들을 폭군으로 만들거나 약자로 만들거나 둘 중의 하나다.
요즈음 교육 사모님들을 보면, 자녀들에 대한 그녀들의 집념이 결국은 아이들을 쓸모없는 인간으로 만들거나, 주위에대한 식견이 좁은 독선자 (獨善者)로 만들거나 그렇잖으면 항상 주위에 대하여 열등감을 가진 약자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머니 역시 하나의 인간이고, 한 어른인 이상 남편이 나아이들의 뒷바라지만 하는 것이 아니고 가정을 떠난 다른 곳에 그녀 자신의 인생을 펼치지 말란 법은 없다.
어머니는 아이들이 입버릇처럼 엄마 이리 좀 와」하고 부를 때마다 일일이 미소를 머금고 돌아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그런 사실을 애들에게 일깨울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애 아버지인 남편과 맺어지는 데 인연이 된그녀의 지난날의 연애는 아이들의 존재를 능가할 정도의 의의가 자신의 생애에 있다는 점을 일깨워 줄 필요가 있다. 가령 지난날의 앨범을 들춰 결혼 전의 아버지와 팔짱을 끼고찍은 사진을 보여주기도 하며 말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어머니로서의 자기로부터 아이들을 떠밀어 내는 일을 시도하는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예를 들면, 어머니가 정말 필요로 하는 취미도 좋고 오락도 좋다. 그 때문에 귀가가 늦어서 남편이나 아이들이 저녁을 먹지 않고 기다린다거나, 또는 그 때문에 부자(父子) 가손수 저녁밥을 지어야 하는 일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아는 어느 외국인 가정에서는 그 부인이 한 주일에한번 셰익스피어 연구실에 출석하는데 그날만은 그녀의 남편과 아이들은 외출중인 어머니 대신 식사를 준비하고 그것을식지 않게 해 놓고서 늦게 귀가하는 어머니를 맞이한다.
그녀의 인생행로에 있어서 세익스피어가 어떤 형태로 얼마만큼 중요한 것인지는 남편이나 자녀들은 알 도리가 없다. 그녀 이외는 아무도 그 의미를 모르는 점을 어머니는 이른을떠나서 자녀들에게 가르쳐 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어머니는 남편이나 자녀들을 떠나 한 여성으로서의 인격을 가정생활 속에서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자녀들에게도 부모를 떠나서 독립하겠다는 자각을 일깨워 줄 것이 틀림없다.그리고 어머니로서 뿐만아니라 한 인생의 선배로서의 존경심을 어머니에게 품게 될것이다.
6 아버지는 집에서 매일 조금씩이나 공부하라
현대 사회구조는 가정과 직장이 너무 떨어져 있어서 자녀들은 아버지가 어떤 장소에서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를 알 도리가 없다.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영향을 주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무엇인가. 그것은 아버지가 어떤 장소에서 어떻게 일하며,그 성과를 올리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공부하고 있는가를알려 주는 일이다.
회사에서는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한 잔 마시고 돌아오면 텔레비젼이나 보고 아이들에게만 「너는 공부하라고 한들 그런 말에 위엄이 따를 리가 없다.
카우보이의 아버지처럼 소나 그밖의 동물을 붙잡는 포승기술을, 비록 나이는 먹었지만 아들과 함께 날마다 트레이닝하지 않으면 그 일에서 탈락된다.
또는 아들과 나란히 서서 권총 사격 연습을 하지 않으면생명의 위험이 뒤따른다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아들은 비로소인생의 준엄성과 노력하는 자세의 아름다움과 존귀성을 터득하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선택한 일 속에서싸우고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집에서 비
아버지는 집에서 매일 조금씩이나마 공부하라
비록 10분만이라도 다른 모든 일을 젖혀 놓고, 자기 일을 위해노력하고 공부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나의 부친은 평범한 샐러리맨이었지만 그래도 집엔 서재를차리고 있었고, 그곳은 우리들에게 있어선 일종의 성역(聖域)이었다. 나는 아버지가 계시지 않을때면 때때로 그 방에 볼래 들어가서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사전이나, 서랍 속의 파이프나 신간 책자의 냄새를 맡곤 했었다.
아버지가 실제로 거기서 어떤 공부를 하고 있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안방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아버지와는달리 무슨 일로, 예컨데 전화 한 통화를 걸기 위해서라도 서재에 들어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는 우리가 모르는 싸움터에서 싸우고 있는 한 남자의 일면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애독하는 책 한 권을 자식에게물려줘라
시대의 변천에 따라 팔리고 안 팔리는 책이란 결국 그다지 대단한 것이 못 된다. 그러나 비록 장정이나 활자가 낡았다 하더라도 참된 교양과 지식을 전달하는 책은 몇 대를 걸쳐그 생명을 지니고 있는 법이다.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자기의 피를 나누어 줄 뿐만 아니라자신의 청춘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길러 온 교양과 지식까지도 전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문화의 전파(傳播) 가 되고 그 전달 과정에서 비로소 전통이란 것이 확립되어 간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가정마다 옛부터 내려오는 성경이있다.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또 그 위의 조상들도 교회에 다니면서 그 성경을 읽었고, 거기에서 삶의 양식 (糧食)이 되는신앙을 배운 것이다.
그것은 꼭 성경이나 불경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청춘시절에 감명을 받은 시집이나 소설을자식들에게 물려 줌으로써 비록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받은것 같은 감동을 거기서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아이들은 그것을 읽음으로써 자기의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정신세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가를 짐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아버지에 대한 감각적인 이해 이상으로 아버지를 보다 이지적(理智的)이고 인간적인 공감으로 이해하는발전적 계기가 될 것이다. 아버지가 지난날에 품었던 감상(感傷)이나 정서와 집념이 현대의 자식들에게는 비록 진부하게 보일지라도 아이들이 자라서 지금의 아버지 나이가 되고,아버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때 그 책을 만지작거리며 다시 책장을 넘겨보게 됨으로써 살아 계실 때 이상으로더욱 깊이 아버지의 정신세계로 파고 들어갈 수 있게 되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