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찌무라 (內村鑑三) 도「부인을 대우하는 길은 그 고귀한 품성을 격려하는 데 있고, 그 천박한 허영심에 호소함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아무래도 여성의 속성의 하나는 허영심인 것은 세상의 통념인 것이리라.
예를 들면, 아이들은 배우고 있는 무슨 예능이나 피아노에 대해서도 손님이 와 있을 때와 없을 때에 따라서 어머니의 평가가 매우 달라지는 수가 있다.평소 어머니에게 잘못한다고 꾸중을 듣고 엉덩이를 맞는 일에 대해서 어머니가 손님한테 자랑할 때 그 천박성이 자식에게 빤히 들여다보이는 것이다
내가 국민학교 때 담임선생님이 일요일에 방문한다고 해서 어머니가 내 책상과 둘레를 정돈시키는 바람에 애를 먹었는데 막상 선생님이 책상 위가 너무나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을 보고 빈정대는 투로 「엄청나게 깨끗한데 언제나 이렇게 깨끗하지는 않겠지요!하는 실태를 간파한 말을 듣고 어머니가 천박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었다.
물론 손님용 · 가정용의 그 차이를 앎으로써 아이들은 세상이라는 것을 알게 될는지도 모르나 그러나 그 차이가 너무 지나쳐서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사회에 대한 허식을 배우게 되는 것도 생각할 일이다.
부모와 자식이 갖춤옷을 입지 말라
흔히 거리에서 둘이 다 똑같은 천과 빛깔로 맞춘 양복을 입고 다니는 부자(父子)가 눈에 뜨인다.그것을 보고 내가 연상하는 것은 비꼬는 말이 아니라 「열성유전(六生遺傳)」이라는 단어였다.또 가끔 개한테 자기 양복과 같은 천으로 옷을 해 입히고 산책하는 여자를 보는데 이것은 더욱 꼴사납다.고 아니할 수 없다.그런 옷을 입은 아이를 보면, 참 너도어리석은 부모한테 태어났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서 연민의 정을 금치 못할 정도이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이 어리석은 습관은 천의 절약을 역설한 패션잡지 가 퍼뜨린 악이라고 한다.즉 천을 사서 어머니가 자신의 옷을 만들고 난 나머지 조각으로 아이들의 옷을 만든다고하는데, 그렇다면 아이들은 여분의 존재라는 이야기가 아닌가.성의도 많게 여러 명의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부모로부터 아이들 전부에게 그런 갖춤양복을 쫙 입혀놓은 패거리도 있으니 더욱 소름이 끼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한식구라는 유니티는 결코 유니품으로 표시되는 것이 아니다.물론 입히는 사람도 무슨 심각한 의미를 가지고 한 노릇은 아니겠지만, 하옇든 나는 부자가 갖춤옷을 입고 있는 꼴을 바라보면 부모가 자기의 선택으로 아이들을 억압하고 있
다는 느낌이 들며, 아이들이 부모의 애완물이라는 느낌을 폐치지 못한다.즉 그 범위에서는 아이들은 부모의 소유물일 뿐이다.이것이 아이들로서는 본의가 아닐 것이 분명하지만 이런 습관이 계속되면 계속될수록 오히려 아이들이 무의식 중에 부모에 대한 반발이 가슴 속 깊이 자라게 될 것이 틀림없으리라 믿어진다.
그것이 그 집에 건해내려오는 무슨 유래 있는 복장이라면 이야기는 다르다.나의 아버지는 전쟁 전이나 전쟁 중에도 드물게 보는 멋장이로, 아이들로서는 참 달갑지 않게도 특별한 양복까지 만들어 입혔다.그 아버지의 영향으로 나는 어려서부터 금단추를 다 블레이저가 왠지 멋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그리고 대학에 들어 가서도 아버지가 골프를 치러갈 때 입던 푸른빛 멜턴의 금단추를 단 블레이저 코우트를 입고 학교를 다녔다.당시는 아직 블레이저 가 유행하기 전이어서 동급생들이 푸른 신사복도 좋지만 금단추는 애송이 티가 난다고 웃었다.나는 「이 촌놈들아, 블레이저 코우트에 금단추가 없으면 어떻게 블레이저 가 된단 말이냐? 하고 아버지가 하시던 것과 똑같은 반박을 해 주었지만, 오늘날에 와서 보면 블레이저 코우트에 금단추를 달지 않는 젊은이는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나는 젊은이다운 금단추 블레이저 코우트를 볼 때마다 아버지의 일관된 멋장이 풍류나 또는 취미 같은 것을 인정하게 된다.아이들에게 그렇게 올바른 평가를 거치지 않고 부모의 취미를 생각없이 주는 것은 삼가해야 할 일인 것이다.
학교 밖에서는 제복을 입히지 말라
이라는 것을 싫어 한다.나폴레옹도 인간은 그가 대로의 인간이 된다고 말했지만, 유니폼이란 것의 대단히 강하다.가장 알기 쉬운 예로는 제복을 벗 대단한 미인도 아닌 처녀가 스튜어디스의 옷을 입이 넘는 미인으로 보이기도 하는 경우이다.그러나 니폼은 인간을 획일적이고 못나게 보이도록 만든다.로 군인들을 보면 제복을 벗었을 때는 사람마다 다을 풍기지만 제복을 입기만 하면 길에서 만나도 누
분별조차 할 수 없다.몰개성, 요컨대 무취미한 젊은이들은 드디어 히피넘어서서 어느 것인지도 모르는 제복을 한패가 되에 기쁨을 느끼는 부류도 있는 것같다.제복의 진- 사람, 그 제복을 많은 사람에게 입히는 인간만이족감에 있다.그러므로 독재자는 제복을 좋아한다.부모들은 어느 유명한 학교에 입학하여 그 학교 제모습을 보면 다시 없는 기쁨을 맛보고, 몇 번이고 · 찍는 것을 본다.그러나 그 학교 입학의 난관을의 의의(意義)를 그 제복을 입는 것으로 돌려 버리-이들을 위해서도 대단히 좋지 않다.
제복 같은 것은 단순한 부속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제복에서 학교의 권위를 느끼는 태도는 완전히 속물주의에 지나지 않으며, 그런 부모의 나쁜 습관을 아이들이 물려 받을
염려가 있다.
나의 차남은 옷맵시 좋기로 유명한 게이 오(慶應)에 다니고 있는데, 급우들 사이에 「게이오 거렁뱅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옷을 험하게 입는다.아침에 제대로 옷을 입혀 보내도 돌아을 때 보면 땀투성이, 먼지투성이가 되어 형편없는 꼴이 되어 있다.나는 이 아이의 개성을 그런 데서 발견하는 느낌이 들고 호감이 간다.
나 자신은 제복이 싫어서 대학시절에는 거의 뱃지도 달지 않았다.내가 교복을 입은 것은 분명히 졸업식 때문이었다.나는 그날 앞으로는 이 옷을 입을 기회가 없으리라 싶어 옷장에서 꺼내 입고 간 것인데, 평상시 제복만 입고 다니던 다른 친구들은 모두 샐러리맨의 제복인 똑같은 푸른 신사복을 입고 졸업식에 참석하여 어리둥절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