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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나름의 철학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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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면 철학을 가져라

한 가정의 개성과 성격을 결정하는 것은 누가 뭐래도 가장인 아버지이다. 따라서 가정의 중심적 위치는 아버지가 차지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아물든 아버지는 가정의 기둥이며 그 집안의 주재자 (主宰者) 이다. 그는 결혼 전에 이미 남성으로서의 개성을 지닌다. 그리고 그것을 장차 가정에 반영시켜 가정을 꾸리고 가족을이룩해 나가는 데 적합하다고 믿는 한 여성을 골라서 아내로삼는다.

여자가 남자를 적극적으로 구하는 세상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사회의 관습이 구혼은 남자가 하는 것이라고 보는한 여성상위 따위의 말은 한낱 잠꼬대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가정의 성격이나 출생하는 자식들의 성격은 아버지가 부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버지된 자는 현대사회의 관습 내지법률까지도 초월한, 자기의 개성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자기 인생의 법칙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그 가정의 가훈이 되고 가풍이 되고 가족이 지켜야 할 법도가 되는 것이다.

예컨데, 아들의 입장에서는 과자의 매력에 못 이겨 아버지가 숨겨 준 도망자를 헌병에게 일러바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런 일이었다. 그런데 그 배신한 아들을 자기 손으로 죽여버리는 것이 메리메의 걸작 『마테오 팔코오네』이다. 아버지는그와 같은 강렬한 인생의 자세, 인간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가정의 철학이야말로 자신이 주재하는 가정과 가족을 조상보다도 훌륭하게 배양하고 번영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자기의 조상들이 이룩하지 못한 것보다 큰 인간의 사업을 자신도 완수할 것이며, 자손에게도 완수시키도록 하는실마리가 되는 것이다.

평범함이 미덕인 것처럼 착각되어 있는 이 획일화된 시대에, 획일화된 한 사내가 평범한 인생관을 가지고 평범한 가정을 이룩해 놓았다 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비록 아버지가 지닌 그 철학에 아이들이 강한 반발을 보여도 염려 없다. 그 반발을 도약판으로 삼은 자손들의 인간적인 비약이있게 될 것이다.

대통령과 대통령 후보가 된 자식들을 길러 낸 케네디 집안의 가장 조세프 케네디는 남다른 케네디 집안의 관습을 만들어 냈다. 그는 식사 때 가족들이 토론을 벌이게 했다. 그는아이들을 은근히 선동하여 아버지와 전혀 다른 의견을 갖게하여 논쟁을 진행시켰다고 한다.

아버지는 그 철학의 실천 성과에 있어서 할아버지를 능가해야 하고, 아이들은 또 자기 아버지를 능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서 비로소 가족을 통한 인간의 발전이 있고, 그 발전이 쌓여서 인간사회 전체의 발전이 있고 진보가 있는 것이다.

인간의 진보라는 거대한 피라밋을 만드는데 그 거점이 되는 것이 가정이다. 다시 그 가정의 무형의 거점이 되고, 산다는 일에 대한 철학을 주는 자가 곧 아버지이다.

2 내 집 특유의 가풍(家風)을 만들라

세상 만사가 획일화되어 가면 인간도 모두 획일화된다. 그뿐만 아니라 그런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가정까지도 모두비슷하게 닮아가고 있다.

이건 너무 서글프고도 어이없는 노릇이다. 한 인간, 한 인간은 영겁(永劫)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단 한번 인생의 때를얻어 이 세상에 태어나는 비범한 존재이다. 그런데 가정이란이렇게 어렵게 태어난 몇 명의 인간이 부모와 자식이란 인연으로 맺어져 이룩되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평범해서는 안 될일인 것이다.

그러나 꼭 벌집 같은 아파트에서 살다보면 술이 취해서 옆집으로 잘못 들어가게 되는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이때 선뜻 자기 집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런 일에 저항하여 어느 기개 (氣槪) 있는 만화가는 자기자식들을 위해, 이런 획일화된 단지 (團地) 안에서 자기 가정이 결코 획일적이고 평범하지 않고 비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웃집과는 다른 색깔을 자기 집 벽에 칠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수긍이 간다.

원래 인간의 존엄성이란 그 인간이 다른 인간에겐 결코 없는 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가정도 마

찬가지로 다른 가정에서 절대 볼 수 없는 그 가정만의 개성을 가지기 때문에 진정한 가정일 수 있다. 이러한 가정의 개성이 여러 조건으로 서로 깎여 나가고 없어져가고 있는 것이현대 사회다. 거기에 저항하여 가정에서 평범하지 않은 인간, 비범한 인간을 길러 내기 위해 부모는 평범하지 않은 가풍을만드는데 마음을 쓸 필요가 있다.비범이라고 하는 것은 남과 비교하여 특별한 재능이 있다거나 지위가 높다거나 하는것이 아니다.단적으로 말해서 최소한 남과 전혀 다른 그 무엇이 있으면 되는 것이다.

어느 소설가의 술회를 보면 그의 부모는 9 1일의 동경대진재 기념일에는 그 당시 겪은 인간의 극한적인 궁핍을길이 잊지 않기 위해 가족에게 수제비를 먹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 자신 역시 8 15일 종전 기념일의 저녁식사에는 수제비 먹기를 하나의 행사처럼 했다고 한다.

이런 일은 우스꽝스러운 얘기일지 모르지만 그러나 안하는것보다는 훨씬 나은 일이다. 그러한 독특한 가정의 행사를부모는 애써 만들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한 행사나 독특한 가풍에 의하여 현대에 이르러 상실된 인간의 강한 연대감이 우선 가정에서 유지되게 된다. 또요즈음 부모와 자식 사이가 서먹서먹 해져가고 있는 유대관계가 가정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나게 된다.

어느 시대이건 인간사회를 개선해 나가는 것은 비범한 인간의 개성인 것이다. 그리고 그 비범한 인간을 길러내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평범하지 않은 비범한 가정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부모의 입장에서는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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